
케로Q의 비주얼 노벨 '멋진 나날들 ~불연속 존재~'
스팀에는 영문 제목인 Wonderful Everyday Down the Rabbit-Hole로 등록되어 있다
프롤로그의 미연시스러운 분위기와는 정반대인 본편의 내용에 크게 충격을 받은 게임이었다

종말의 하늘을 둘러싼 사건과 구세주
끝없이 펼쳐지는 수수께끼는 분명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초반부의 가장 큰 특징은 우울함과 절망감이었다
읽는 이가 누구든 간에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스킵을 하고 싶어질 정도로

이 초반부를 플레이하며 입은 내상이 너무 커서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굉장히 높은 몰입도와 후반부에서 다시 일변한 분위기 덕분에 엔딩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초반의 분위기가 좋다는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프롤로그에서 이미 걸러지지 않을까
후반부에서 캐릭터의 비중이라던가 전개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기는 했다

온갖 아스트랄 속에서 멋진 나날들은 철학과 인용, 해석의 여지로 가득하다
말했듯이 이 게임은 추천하지도, 추천할만한 게임도 아니더라도
게임 그 자체로도, 게임을 플레이하며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bgm이 좋았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엔딩에 대해..)

나는 해피 엔딩을 좋아한다
마미야 토모사네의 입장에선 어느 쪽이건 해피 엔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멋진 나날들 엔딩과 해바라기의 비탈길 엔딩 중에선 당연 후자가 더 취향에 맞는 엔딩이었다
'언젠가 찾아올 행복의 끝을 알고서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즐기자
행복을 끝을 모른다면 행복은 영원할 테지만..
영원한 행복은 진정으로 행복한 나날이 아니기에'
해바라기의 비탈길 엔딩은 이렇게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

취향과는 별개로 이걸로 납득할 수 있을까
타카시마 자쿠로의 죽음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플레이어로써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행복의 끝에 있는 것이 절망이라면
행복이라곤 주어지지 않았던 그녀는 무엇에 절망했단 말인가

멋진 나날들 엔딩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죽기 위한 이유를 찾는 것은 삶의 이유를 찾는 것과 같다
'나'라는 퍼즐 조각은 들어맞을 장소를 찾지 못해, 그 의미를 잃고 세계에 절망한다..
하지만 나의 세계에 틀 따윈 없다
따라서 우리는 삶의 이유에 방황할 필요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 한계에 절망할 필요는 없다

결국 다른 것 같아도 두 엔딩 모두 전달하는 바는 같다는 것이다
'그저 지금을 행복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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